[자녀 훈육] 모바일 회초리 '도깨비 전화' 써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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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담도담 등록일 2016-04-08 15:19:18 조회1,870회본문
모바일 회초리 '도깨비 전화' 써도 될까?
전문가에게 듣는 가이드라인
1. 도깨비 전화, 그게 뭔데?
말을 잘 안 들을 때, 잠을 안 잘 때, 이를 안 닦을 때, 주변을 한껏 어질러놓고 치우지 않을 때, 목욕을 안 하려고 할 때, 밥을 먹지 않을 때, 모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말만 들어도 스트레스 지수가 급상승하는 '육아 전쟁' 상황이다. 인터넷 육아 카페에서 꾸준히 언급되고 있는 '도깨비 전화' 앱은 이런 상황에서 아이다 말을 잘 듣도록 극약 처방을 해준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시키면 상황별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면 각 메뉴에 따라 도깨비, 처녀귀신, 마녀 등의 그림이 뜨면서 마치 진짜 그들이 전화를 걸어온 것처럼 벨이 울린다. 통화 버튼을 누르면 목소리가 흘러나와 어린 아이들은 실제 전화 통화로 착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전화기 속에서 흘러나오는 말이 꽤 무섭다. 그대로 소개해보면 이런 식이다. '말을 잘 안들을 때'를 누르면 도깨비로부터 전화가 오고, 도깨비가 "이 놈! 말을 안 들으면 뜨거운 물에 삶아 먹겠다", "말을 안 들으면 도깨비를 많이 데리고 집으로 찾아간다" 등 으스스한 분위기의 목소리와 대사가 주를 이룬다.
2. 아이에게 사용해도 괜찮을까?
사용하지 않는 쪽을 권한다. 보통 이런 앱은 만 2~5세 경의 유아기 아이들에게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 현실적인 사고 능력이 없어 그대로 믿어버리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시기의 아이들은 공포심을 자주 느끼는 나이다. 부모가 일부러 겁을 주지 않아도 정서적 측면에서 공포심을 확대해서 느낄 수 있는 시기라는 의미다. 이런 연령대별 특징을 고려하면 아이의 행동을 교정한다는 목적으로 공포심을 자극하는 방법을 쓰는 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주는 훈육방법이다.
3. 사용해봤는데 아이가 무척 무서워했다. 어떤 영향이 있을까?
어린 아이들은 자신의 환상과 현실을 가끔 혼동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현실에 있지도 않은 도깨비, 마녀 등을 자꾸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말하면 아이가 현실적인 사고력으 키워나가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 만일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면 이미 '현실에 도깨비가 없다'라는 것을 안다. 초등학생에게는 도깨비 전화 앱을 보여준다 해도 웃으며 넘어갈 수 있다. 현실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진 나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도깨비가 있나 보다'라고 비현실적인 사고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유아기 아이들에게는 성장 발달에 해로운 공포심만 증가시키고, 꼭 필요한 현실감은 떨어뜨리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어린 아이들에게 이런 내용의 앱을 보여주면 극도의 공포심 때문에 하던 행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긴 하지만 진정한 조절 능력을 키우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만 2~5세는 자기 조절 능력이 미숙하고 불안정한 것이 자연스러운 시기다.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훈육법을 실시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레이디경향 [모바일 회초리 '도깨비 전화' 써도 될까?] 중
유재령 소장님(현, 도담도담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인터뷰 일부 발췌.